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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트로폴리스 개발일지 #9 – PlayX4 후기와 크라우드 펀딩 개시

Cassel
2019-05-22
조회수 4178



안녕하세요! 래트로폴리스를 개발 중인 카셀입니다.

이번에도 데모 버전 배포를 위해 폴리싱과 버그 수정 작업을 위주로 하였기에,

이번 개발 일지에서는 PlayX4행사 후기와 크라우드 펀딩인 텀블벅 준비 과정에 대해 적도록 하겠습니다.




- PlayX4 인디 오락실  후기 –



이번 PlayX4에서 성공리에 전시를 마쳤습니다!

전시 전날에 많은 분들이 저희 게임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트북을 많이 들고 갔습니다.

지나가는 손님들도 어떤 게임인지 잘 보시고 관심 가지실 수 있도록 집에 있는 모니터도 가져갔고요.

그런데 문제는 부스 당 제공되는 책상이 1개, 의자가 4개로 제한돼 있어서,

막상 꾸역꾸역 설치하고 보니 손님들이 편하게 앉아서 플레이하기 힘들겠더라고요.

매우 골머리를 앓던 중에, 우연히도 옆 부스 개발자님이 책상과 의자를 안 쓰셔서 빌려주셨고,

많은 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 깔끔하게 준비된 래트로폴리스 부스 >



전시 초반에는 많이 실망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고 30분이 지나가는 동안에도 손님들은 힐끗 쳐다보기만 하고 지나가셨지요.

가만히 있다가는 좋은 기회를 헛되이 낭비하게 되는 것 같아 그때부터 용기를 내어 호객행위를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던 손님이 게임을 보신 후, 일행에게 말을 꺼내자마자 바로 달려나가 플레이를 권유하였지요.


“어? 이거 하스스톤 같다.” ▶▶▶  “네네!! 맞아요! 하스스톤이에요!! 와서 즐기시고 가세요”

“어? 이거 그 게임이랑 비슷하다” ▶▶▶ “네네!! 맞아요!! 슬레이 더 스파이어! 다키스톤! 와서 즐기시고 가세요”

“어?” ▶▶▶ “네네!! 맞아요!! 그 게임이에요! 그게임!! 와서 즐기시고 가세요! 되게 재미있답니다!”


효과는 상당했습니다. 일행과 함께 움직이시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 빈자리는 순식간에 채워졌습니다.

인파가 몰리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고, 그게 또 선순환이 되어 부스가 붐비게 되었지요.


< 제가 앉아있던 의자도 손님들을 위해 출동했습니다! >



손님 중에서는 일행들과 번갈아가면서 함께 즐기시는 분들도 계셨고,

게임을 계속하다가 여자친구분에게 버려지는 안타까운 분도 계셨습니다.

시연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정말 많은 분들이 재방문을 해주셨다는 점입니다.

이전에 오셨던 분이 다음에도 또 오셔서 즐기고 가시는 경우가 잦았고,

다른 일행들을 불러와 직접 래트로폴리스를 소개해주시고 플레이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기도 하였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친해지신 몇몇 분들은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구상하시더니 끝내 끝까지 깨시고 가셨지요.


< 점수 기록표가 제 몫을 해낸 것 같아서 기쁩니다 >



로그파일을 모아보니 4일 간 총 672번의 게임이 플레이 되었으며,

51분께서 게임 종료 후 정성스럽게 설문을 작성해 주셨습니다.

설문지에는 PC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단축키가 없는 점과, 화면 이동이 부드럽지 않은 점,

튜토리얼이 미숙한 점에 대한 의견이 많이 적혀있었습니다.


행사 종료 후에도 유저분들이 이메일을 통해 개선 사항과 너무나도 멋진 아이디어를 계속 보내주셨는데,

래트로폴리스에 이렇게나 깊은 애정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감개무량했습니다!

그저 모든 분들에게 빠르게 답변을 드리지 못하여 정말 죄송할 뿐입니다ㅠ.




- 크라우드 펀딩 개시  –



< 드디어 꿈에 그리던 펀딩을 시작하였습니다!  링크는 게시글 최하단에 있습니다>



근 2주간 텀블벅이라는 사이트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는데 시간을 쏟았습니다.

먼저 유저분들이 직접 게임을 즐겨보시고 후원을 하실 수 있게 데모 버전을 제작하였는데요.

배포용 데모인 만큼 다양한 환경에서 플레이가 가능해야 되는데,

해상도, 최적화, Mac 버전 빌드 등에서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최대한 고쳐보았으나, 완전히 만족하기에는 일정이 지연되는 부분이 있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게 됐네요.


< 지인을 통해 Mac 버전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일부 Mac에서 문제가 있네요...ㅠ >



데모 버전에서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하였는데요.

플레이어가 게임의 핵심 재미를 느끼는 선에서 아쉬움이 살짝 들 정도의 분량이 적당하겠지만,

게임에서의 그 정확한 종료 시점을 지정하기는 몹시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임 특성상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 지도 큰 고민거리였지요.


고심 끝에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이벤트를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패배하도록 분량 제한을 걸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높아진 난이도마저도 깨시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못 깨도록 난이도를 우주 끝까지 높였습니다.

플레이어의 승리로 게임이 마무리되는게 아니라서, 행여 이 장치가 플레이어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주지는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 이 이벤트를 보신다면 상위 20%의 실력이십니다 >



데모 버전을 준비하는 동시에 펀딩 스토리를 다른 펀딩 성공 사례들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그후에는 리워드와 예산, 배송 일정 등을 정하고 제작 업체들의 사전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게임에는 아직 디지털 리워드로 드릴만 한 게 별로 없어, 실물 리워드 위주로 구성하였는데요.

발주만 넣으면 완성될 수 있게 시안을 미리 작업하고, 문제 될 것이 없는지 체크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그 과정에서 몇몇 리워드는 만드는데 제한이 있어 걸러지거나, 다른 리워드로 교체되었습니다.

게임 리소스들을 고해상도로 사전에 모아 놓지 않았던 점이 많이 후회가 되는 작업이었습니다.


< 비록 조촐하지만, 래트로폴리스가 대성하여 소중한 값어치를 지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까지가 래트로폴리스가 2주간 걸어온 길이었습니다.

글을 적으며 자칫 후원을 유도하는 글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웠는데요,

“이 팀은 이런 과정들을 겪었고, 이런 결과가 나오는구나” 정도로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 공유가 인디 게임에 도전하는 많은 분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다시 개발로 돌아가 조작감과 편의성을 개선하고, 로컬라이징을 위한 기틀을 다져볼 계획입니다.

그럼 찍~V


텀블벅(후원): https://tumblbug.com/ratropo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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